경제부총리-외교부장관 합동 외신기자 간담회 모두발언(12.18.)
안녕하십니까.
오늘 자리를 마련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창구인 여러분들과
외교부 장관으로서 갖는 첫 만남이
지금과 같은 시국 속에서 이루어지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국제사회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중요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2.3(화) 밤에 있었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에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 역시도 외교부에 입부한 해인
1979년에 마지막으로 경험했던 비상 계엄이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45년 만에 되풀이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개인적으로도 충격이 컸습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찬사받던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
국제사회를 매우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회복력이
입증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양면성을 지닌 것입니다.
어두웠던 역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시민 의식이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에
굳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민주주의의 복원력이 발휘될 수 있었고,
헌법에 따른 민주주의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며
안정적인 질서가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여러분들의 보도를 통해 국제사회도
이런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민주주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과 제가 미측과 통화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 모두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에 대한 확고한 신뢰와
한미동맹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미 의회 차원에서도 한 목소리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평가하는 한편,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국제사회의 많은 동료와 우방국들이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표명해 주었습니다.
7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 우리 국민과 함께 해준
우방국들의 성원에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과 같은 탄핵 정국 하에서
우리 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외교기조가 지속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국내외에 적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권한 대행 체제 하에서도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기존의 외교정책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입니다.
국제질서가 전례없이 흔들리고 있는 복합위기 상황 속에서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국내적인 난국을 극복하고 지켜낸 소중한 민주적 가치들을
국제사회에서는 외면하자고 하는
주장은 저는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이 책임있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단 시일 내 우리 외교를 정상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외교안보에
한 치의 공백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면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입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전에
우리의 대응 구상과 로드맵을 마련하여
북미 협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주요국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대외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은 물론 한일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의 모멘텀이 지속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과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이 양국 관계에 의미있는 해로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고자 합니다.
국내 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며,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심화시켜 나가겠습니다.
내년은 한국이, 내후년에는 중국이 연이어
APEC 의장국을 수임하게 되는데
이러한 접점이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추동력을 부여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인태 및 유럽 지역 유사입장국들과의
협력 관계도 흔들림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복원력에 대해
굳건한 신뢰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셋째, 다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조속히 회복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20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인권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 동시 수임과
중견국 협의체인 MIKTA 의장국 수임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평화와 번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변함없는 기여와 협력 의지를 실천하겠습니다.
넷째, 경제안보를 지키는 데에도 빈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태로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준비 작업이 동력을 잃지 않도록
매주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대외경제장관 간담회와
긴밀한 민관 공조 체제를 통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필요한 대응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기업 등의 민간분야 역량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 신행정부 하에서도
다양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관리해 나가면서
기회 요인은 적극 활용하여
한미 양국이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작금의 국내 상황이
우리 기업 활동과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제외교를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위기 등
경제안보 현안에도 적극 대처할 것입니다.
경제부총리와 제가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이
이러한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한국의 세계적인 치안 수준은
누구보다도 여러분께서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과 한국에 거주중인 270만 외국인들이
안정적인 공공질서 속에서
변함없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고,
외국인 여행객들의 방문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을
여러분들의 모국과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외신기자 여러분,
19세기 프랑스의 정치 사상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이야기하였듯이
민주주의는 언제나 자기 스스로를 고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체제입니다.
이번 계기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걸음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에 발맞춰 우리 외교 역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과 신뢰를 회복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당면한 도전적 과제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과 민주주의의 저력을 믿어주시고
국제사회에 이를 알리는데 외신 기자단 여러분께서도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